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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김인식 클래식] 강점 많은 이정후, 비거린 욕심 내선 안 된다

이정후(26)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1484억원)라는 큰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그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MLB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인 야수는 추신수(SSG 랜더스)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1억 3000만 달러(7년 1708억원)에 계약한 그는 10년 넘게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였다. 최희섭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활약한 기간이 짧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인 이대호 역시 1년밖에 뛰지 않았다. 최근에는 KBO리그를 거쳐 2021년부터 빅리그에서 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인정받고 있다.우리보다 기량이 한 단계 위인 일본 야구를 들여다보자. 이를 통해 필자가 이정후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 2000년대 초 일본에선 스즈키 이치로가 MLB에 진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 타자 출신 마쓰이 히데키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최근에는 투타 겸업을 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엄청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2022년 일본 야구대표팀 4번 타자 출신 스즈키 세이야는 시카고 컵스와 5년 8500만 달러에 계약하고 빅리그에 진출했다. 첫 해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에 그친 스즈키는 지난해 타율 0.285 20홈런 74타점으로 조금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총 9000억원에 계약한 요시다 마사타카는 빅리그 진출 첫 시즌(2023년)에 타율 0.289 15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 감독 어드바이저(감독 고문)를 맡아 일본 프로야구를 지켜본 김성근 감독에게 두 선수의 장단점을 물었다. 요시다는 타격폼이 부드럽지만, 송구 능력과 주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스즈키는 자세가 딱딱한데, 발은 빠르진 않다고 하더라. 장타력도 MLB에선 눈에 띄지 않는다. 이정후는 이들과 다르다. 발이 빠르고, 수비력이 좋다. 무엇보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이치로가 그런 것처럼, 이정후도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줘야 빅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 이치로가 MLB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소는 볼과 스트라이크 판단이 뛰어난 덕분이다. 수비와 주루까지 좋았으니 롱런할 수 있었다. 마쓰이는 일본에서 뛰던 시절보다 스윙을 짧게 줄여서 성공했다고 한다."절대 욕심을 내지 마라"는 조언을 이정후에게 꼭 해주고 싶다. 결코 MLB 외야수 평균 수준의 홈런을 때리고 싶어 해선 안 된다. 이치로처럼 단타 위주의 타격을 고수하면서 적응력을 높여야 점차 입지를 넓히지 않을까 싶다. MLB 투수들은 한국 선수들보다 공이 빠르다. 게다가 구장도 넓기 때문에 장타를 욕심내면 첫 시즌에 고전할 수 있다. 처음부터 타구 비거리를 의식해선 안 된다. 연착륙이 우선이다.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4.01.09 08:54
연예일반

[TVis] 이대호, 누적 연봉 385억 “매달 아내에 용돈 300만원” (‘사당귀’)

야구선수 출신 이대호가 한 달 용돈 3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대호는 지난 17일 방송된 KBS 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사당귀’)에서 누적 연봉 385억 원이라고 전하며 “미국과 일본 계약 때 많이 받았다. 2012년 기준 연봉으로 약 68억을 받았는데 일본 선수 중 탑5에 드는 연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테크 비법에 대해 “결혼과 동시에 용돈을 받았는데 20년 전부터 한 달 용돈으로 300만 원을 받고 있다”며 “이마저 후배들 밥 사주는 데 다 썼다”고 전했다. 이날 이연복은 이대호 은퇴 당시 부산에서 팬들의 반대 시위가 있었던 것을 언급했다. 이대호는 은퇴 계기에 대해 장원삼 선수를 언급했는데 “제가 마흔 넘어 늦게까지 야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장원삼 선수 덕분”이라며 “장원삼이 내게 홈런을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원삼 선수가 먼저 은퇴하는 바람에 내 은퇴도 빨라졌다”고 전했다. 이에 ‘사당귀’에 함께 출연한 장원삼은 “이대호 선수가 내 덕분에 연봉이 많이 올라갔다”라며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이대호는 한국 야구 사상 첫 금메달을 얻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옆방을 썼던 마라토너 이봉주와 친해진 계기, 햄버거 가게에서 만난 우사인 볼트와의 일화 등을 풀어내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사당귀’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45분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2.18 08:31
프로야구

[IS 피플] 홈런왕 돼 다시 전한 '사인 배트' 약속, 그 무게도 달라졌다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드리겠습니다."2022년 초,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은 대선배 이대호(41·은퇴·당시 롯데 자이언츠)에게 사인 배트를 은퇴 투어 선물로 주겠다고 공약했다. 당시 통산 351홈런(최종 374개)을 쳤던 대선배에게 통산 37홈런이 전부인 후배가 말하기엔 다소 당돌한 선물이었다.약속을 듣고 껄껄 웃었던 이대호는 그해 9월 20일 대전 은퇴 투어에서 실제로 배트를 선물로 받았다. 그는 "너무 소중한 선물이다. 시환이는 우리 팀 한동희와 함께 우리나라 야구를 짊어져야 할 선수다. 더 큰 선수가 되기 전에 받아둬서 좋다"고 기뻐했다.당시 노시환은 "미디어데이 때 질문을 받고 대단하신 선배께 드릴 선물이 생각나지 않다 순간 떠올랐다"고 웃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이대호, 김태균 선배 두 분을 정말 좋아했고, 롤 모델로 그렸다. 이대호 선배를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부산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매일 사직구장에서 지켜봤다. 같이 뛰었던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이다. 은퇴하셔서 마음 아프다"고 전했다. 이대호의 예감은 맞았다. 노시환은 1년 만에 더 큰 선수가 됐다. 지난겨울 장타력 상승을 위해 땀 흘린 성과를 얻었다. 당시 같은 소속사였던 이대호도 옆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호의 조언으로 배트 무게를 860그램에서 900그램으로 바꾼 것도 효과가 있었다. 그 결과 노시환은 2023시즌 131경기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장타율 0.541과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0.929로 성장했다. 홈런과 타점 1위, 장타율과 OPS 2위로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타자가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4번 타자로 타율 0.412 활약도 펼쳤다.1년 뒤 두 사람이 다시 마주했다. 노시환은 지난 8일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에서 최고 타자상을 수상해 시상대에 올랐다. 시상대 바로 앞에는 이대호가 있었다. 노시환은 "과분한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선배님들이 갈고 닦아온 이 자리에서 이런 영광스러운 상을 받을 수 있어 정말 감사드린다"며 "올 시즌 홈런왕 욕심은 없었다. 그저 장타를 많이 치고 싶었다. 노력한 게 결실을 본 것 같다. 야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그는 선배 이대호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노시환은 KBO 시상식에서 "이대호 선배, 김태균 선배께서 평소 많은 조언을 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전해주신다. 언제나 감사드린다. 선배들께서 닦아온 국가대표 4번 타자의 자리에도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시환은 다시 사인 배트 선물을 이야기했다. 1년 전과 배트의 무게도, 말의 무게도 달라졌다. 그는 "그동안 시상식을 다니면서 인터뷰를 통해 선배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직접 뵙질 못해 감사드리지 못했다"며 "좋은 선물을 한 가지 드리겠다.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드리겠다. (이대호 덕분에 바꾼) 새로운 (900그램) 배트로 드리겠다"고 웃었다. 그 말에는 절친한 선배에 대한 장난이 섞였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위치였다. 당돌함 대신 당당함이 묻어 있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11 15:37
연예일반

‘최강야구’ 장시원 단장, 경기 앞두고 파업 선언

최강 몬스터즈 장시원 단장이 경기를 앞두고 진심을 털어놔 파문을 일으킨다.11일 방송되는 JTBC 예능 ‘최강야구’ 70회에서는 최강 몬스터즈와 강릉영동대학교의 2차전 경기가 공개된다.앞서 최강 몬스터즈는 아마추어 레벨을 능가하는 완성형 수비를 선보인 강릉영동대에게 2대 3으로 완투패를 당했다. 남은 3경기 중 2경기를 이겨야 시즌 3로 갈 수 있다.장시원 단장은 완투패의 충격으로 가라앉아 있는 최강 몬스터즈의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응원과 격려의 멘트를 전한다. 그는 “1년 동안 정말 잘 헤쳐 왔는데, 마지막 세 게임 정말 잘 마무리하셔서 꼭 유종의 미를 그리고 다 같이 헹가래 하는 모습 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장시원 단장의 멘트에 모두가 귀를 의심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장시원 단장은 황급히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고, 이대호는 라커룸 바닥에 드러누워 파업을 선언한다. 이대호는 “단장이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팀이 돌아가나”라며 강하게 항의한다.장시원 단장 덕분에 분위기는 한창 화기애애하게 바뀌고, 최강 몬스터즈는 강릉영동대 2차전을 앞두고 승부욕을 끌어 올렸다는 전언이다. 모두를 놀라게 한 장시원 단장의 한마디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진다.‘최강야구’ 70회는 11일 오후 10시 30분 방송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10 17:59
프로야구

[일구상] 2023 일구대상, JTBC 최강야구 수상 "치열하고 진지하게 야구하겠다"

한국 야구를 알리는 데 공헌한 JTBC 프로그램 최강야구가 일구대상 수상자가 됐다.최강야구는 8일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수상했다. 일구상은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가 선정한다. 대상 최강야구를 포함해 총 9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졌다. 최강 몬스터즈 선수단과 함께 시상대에 오른 김성근 감독은 "처음 시작할 때는 이 팀을 어떻게 하나 싶었다. 여기까지 와 상까지 받게 돼 너무 감사하다. (팀을 운영하면서) 하루 하루가 내일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다. 그 고통 속에 1년을 보냈는데, 우리 팀이 어느 정도 자리까지 올라온 것 같다. 다들 열심히 해준 덕분"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팀(제작진)에서 큰 기회를 줬고, 그 기회속에서 희망도 많이 생겼다. 잠실 등 여러 구장에서 야구할 수 있었던 일은 대한민국 야구에 큰 희망으로 이어질 것 같다. 감사하다"고 전했다.지난 2020년 일구대상을 받았던 주장 박용택은 "3년 전 수상 소감을 다시 하고 싶다. 너무 큰 상이다. 야구하면서 대상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은퇴하고 대상을 주셨고, 사실 '제가 왜 대상인가요'라고 여쭤봤다. 19년 동안 치열하게 했고 진심을 다 해 야구한 걸 선배들이 다 안다고 해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지금 최강야구 프로그램이 KBO나 은퇴하신 선배님들, 또 대한야구 소프트볼협회 등 많은 곳에서 저희에게 여러 상을 주신다. 그것 또한 제가 은퇴할 때 상 받은 것 만큼 저희가 정말로 치열하게 진심으로 야구를 대했기에 받는 것 같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처럼 야구로, 어느 곳에서든든 어떤 상황에서든 치열하게 진심으로 야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고의 투수, 최고의 타자에는 LG 트윈스 임찬규와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이름을 올렸다.노시환은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는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아 금메달을 따내는데 일조했고,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 잡았다. 임찬규는 평균자책점 3.42와 함께 다승 3위(14승), 승률 2위(0.824) 등에 오르는 등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이며 팀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이어 특별공로상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선정됐다. 김하성은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아시아 국적 내야수로는 역대 최초로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분)를 수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는 내야수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면서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야구 본고장인 미국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신인상은 한화 문동주에게, 의지노력상은 NC 다이노스 류진욱에게 돌아갔다. 문동주는 23경기에 나와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6이닝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금메달을 따내는 데 주역이 됐다. 류진욱은 2015년에 입단해 2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는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재기에 힘써 22홀드를 올리며 젊은 '믿을맨'으로 우뚝 섰다.프로지도자상은 LG 이호준 타격 코치가, 아마지도자상은 성남 대원중학교 박건수 감독이 수상했다. 이호준 코치는 선수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LG 타선을 리그 최고로 이끌었다. LG는 팀 타율(0.279), 출루율(0.361), 장타율(0.394) 모두 1위에 올랐다. 박건수 감독은 올해로 29년째 유소년 지도자를 해오며 김하성, 장현식, 김호령, 이창진, 윤동희 등 수많은 프로야구 선수를 길러냈다.프런트상은 LG 마케팅팀이 선정됐다. LG는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최초로 120만 관중(120만 2,637명)을 돌파하며 KBO리그가 5년 만에 800만 관중을 넘어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심판상은 김성철 심판이 받았다.청담=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08 12:20
프로야구

더 좋은 조건 뿌리친 전준우 "은퇴 전에 롯데서 꼭 우승하고 싶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을 해보고 싶다"롯데 자이언츠 최고참 전준우(37)가 '원클럽맨'을 선택했다. 롯데에서 우승을 간절하게 꿈꾼다. 롯데는 "전준우와 4년 총 47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보장금액은 총 40억원이고, 인센티브 7억원이 포함됐다. 전준우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제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깊이 감사하다. 선수 인생을 롯데 자이언츠와 롯데 팬들과 온전히 함께할 수 있게돼 정말 영광스럽다. 흡족한 금액에 계약한 만큼 롯데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팬들이 바라는 좋은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감격해했다. 전준우는 2020년 1월 첫 번째 FA 계약 당시 4년 총 34억원에 사인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4년 전보다 훨씬 더 좋은 대우 속에 도장을 찍었다. 1986년생으로 팀 내 최고참이지만 올 시즌 138경기에서 타율 0.312 17홈런 77타점을 올렸고, 워낙 모범적이고 성실해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전준우는 첫 번째 FA 계약 기간인 2020~23년 팀 내 타율(0.311) 타점(333개) 장타율(0.468) 출루율(0.371) 1위를 기록했다. 전준우는 "구단이 제게 좋은 계약을 안겨준 이유는 명확하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실력을 신뢰하고,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과 선수들을 이끌어 나가길 바란 것 같다.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갖고 야구장에 서겠다"고 말했다.이번 FA 협상에서 롯데 외에도 그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이 있다. 총액을 놓고 보면 조건으 더 좋았다. 그러나 전준우는 롯데에서 '마무리'를 선택했다. 그는 "일부 팀이 관심을 보여주신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롯데 원클럽맨으로 남으려고 타 구단과 구체적인 협상을 하지 않았다"며 "롯데와의 협상 과정은 서로 좋은 관계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주축 선수였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손아섭(NC 다이노스)가 FA 이적했다. 이대호는 은퇴했다.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팀을 이끈 주축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나고, 전준우 홀로 남은 상태였다. 롯데도 FA 계약 과정에서 이런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전준우는 "부산 홈팬의 열정적인 사랑과 응원이 생각나서 이곳을 떠나 야구한다는 상상을 하기가 어려웠다. 지금까지 야구하고 앞으로도 뛸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롯데 자이언츠 팬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전준우는 2008년 롯데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해 총 1616경기에서 타율 0.300(6039타수 1812안타) 196홈런, 888타점을 기록했다. 박준혁 단장은 "전준우 선수는 프로 선수로서의 자기관리와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태도로 매년 뛰어난 성적을 냈고 지금까지 한결같이 구단을 위해 헌신했다. 향후 팀의 고참으로서 우리 팀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원클럽맨으로서 전통을 이어가는 선수로 지금의 계약보다 더 긴 시간 함께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전준우는 2027시즌 인센티브를 달성하면 신구장 건축에 1억원이 쓰이도록 구단에 기탁하기로 했다. 전준우는 "신축 구장에서 선수로서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랑받고 보상받은 만큼 구단과 팬을 위해 물질적으로도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프로 입단 후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적도 없다. 그는 "KBO리그 최고 명장 김태형 감독님이 오셔서 벌써 내년 시즌 기대가 된다. 가까운 시일 내에 팀이 가을야구를 다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형석 기자 2023.11.20 14:11
예능

‘뭉쳐야 찬다’, 이젠 해외로 간다…CP “시즌3, 색다른 재미 자신” [IS인터뷰]③

“‘뭉쳐야 산다’ 시즌3는 시즌1과 시즌2의 장점을 함께 잘 살리려 해요. 어쩌다벤져스 팀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또 한번 지켜봐주세요.” ‘뭉쳐야 찬다’가 지난달 30일 시즌2를 마무리했다. 전국제패를 향해 달린 어쩌다벤져스 팀은 마지막 무대인 ‘JTBC배 서울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또 한번 짜릿함과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2019년 6월 첫발을 내디딘 후 스포츠인들의 진정성과 도전을 담아낸 ‘뭉쳐야 찬다’는 오는 10월 시즌3로 돌아온다. 시즌3에선 국내를 넘어 세계로 무대를 확장한다. 성치경 CP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시즌1과 2를 뛰어넘는 색다른 재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뭉쳐야 찬다’는 종목이 다른 스포츠 1인자들이 전국 축구 고수들과 대결을 통해 조기축구계 전설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는다. 시즌1을 이어 지난 2021년 8월 첫방송된 시즌2는 안정환 감독, 이동국 수석 코치, 조원희 코치가 중심을 잡고 ‘어쩌다벤져스’ 이장군, 안드레 진, 허민호, 임남규, 류은규 등이 출연해 756일 1만8144시간 동안 102번의 경기를 치렀다. 그야말로 축구에 열정을 불살랐다. 성치경 CP는 시즌2를 마친 것에 “보통 오랫동안 하면 끝날 때 시원섭섭해야 하는데 현재 시즌3가 녹화 중이라서 프로그램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다만 “시즌3 포맷은 또 새로워지니까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웃었다.‘뭉쳐야 찬다’는 시즌1에서 허재, 이만기, 이대호 등이 출연해 동네 조기 축구팀 같은 분위기에 예능적 요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면 시즌2는 더 젊은 스포츠인들과 함께 강한 승부욕이 드러나는 진지한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성치경 CP는 전 시즌과의 차별점으로 ‘리얼함’을 꼽았다. “시즌1은 출연자들이 스포츠 레전드이지만 연차가 있고 배 나온 아저씨(웃음)인 데다가 입담도 좋아서 뭔가의 설정을 짜지 않아도 자연스레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지점들이 많았죠. 시즌2는 축구를 향한 출연자들의 열정, 승부욕 같은 ‘리얼함’이었어요. 시즌2를 시작할 때는 스포츠 예능이 쏟아진 시기여서 시즌1에서 미처 못 보인 ‘리얼함’을 강조하려 했죠. 그렇다 보니 각 캐릭터보다 팀에 더 조명한 게 컸죠. 시즌3는 팀으로서 성장과 도전도 담기지만 시즌1과 같이 선수들의 개인적 매력과 역량 등 특성이 더 잘 드러날 거예요.”방송가에서는 2019년 ‘뭉쳐야 찬다’의 성공 이후 스포츠 예능이 부활했다. 이후 성치경 CP의 말처럼 ‘뭉쳐야 찬다’ 시즌2 론칭 당시엔 스포츠 예능이 트렌드가 되면서 다수의 프로그램들이 쏟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뭉쳐야 찬다’ 시즌2는 방송 내내 평균 4%대(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 생각해요. 구성원들이 얼마나 몰입해서 열심히 하는지가 모두 다 프로그램에 드러나요. 프로그램 출연 정도로만 여기는 게 아니라 ‘죽자 살자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요. 비단 우리뿐 아니라 지금 인기 있는 ‘골 때리는 그녀들’이나 ‘최강야구’도 그렇죠.”성치경 CP는 시즌1의 ‘어쩌다 FC’, 시즌2의 ‘어쩌다벤져스’를 가장 앞에서 이끌고 있는 축구선수 출신이자 방송인 안정환 감독의 변화도 언급했다. “시즌1 때는 세고 까칠한 면모가 있었죠.(웃음) 같은 업계의 스포츠 대선배들이 등장하니까 어떨 때는 당황해 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즌2로 갈수록 진지함이 더 강해졌어요. 시즌2에선 선수를 직접 선발하는 등 정말 감독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죠. 안정환 감독의 그런 몰입도가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시청자들에게 감정이입을 더 이끌어내는 것 같아요.” ‘뭉쳐야 찬다’ 시즌3는 해외로 무대를 옮겨 여러 나라의 조기축구팀을 만난다. 시즌2 마지막 방송 말미에 공개된 티저 영상엔 세계 제패를 위한 세계적인 지원자로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감독과 코치, 선수들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덕분에 시즌3까지 이어질 수 있었죠. 시즌3는 ‘뭉쳐야 찬다’만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전 시즌들에서 아쉬운 점을 잘 보완해 더 재밌어 질 거예요.”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9.07 05:55
프로야구

[포수의 신(信)] 조범현 감독 "데이터는 기본, 더 중요한 건 타자의 반응"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넓어지더라. 인간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 ‘왜 포수는 특별한 포지션인가’라는 물음을 던지자, 조범현(62) 전 KT 위즈 감독이 전한 말이다. 50년 넘게 포수로서, 또 포수 지도자로 살아온 그는 평생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었다. 조 전 감독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포수의 고뇌, 동료와 코치진의 가교 역할을 하며 겪었던 어려움을 돌아봤다. 그는 “감독·코치에게 가장 많이 혼나는 포지션이 포수 아닌가. 그만큼 할 일이 많다는 얘기”라며 웃었다.조범현 전 감독은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출범 원년(1982년)부터 프로야구 무대를 누볐다. 선수 시절 강한 어깨를 갖춘 ‘수비형 포수’였다. 3할만 넘겨도 수준급이라고 인정받는 도루저지율 부문에서 조 감독은 통산(11시즌) 0.374의 기록을 남겼다. 3시즌(1984~1986) 연속 5할 대를 기록하기도 했다.조범현 감독은 지도자로 더 빛났다. 1993년부터 쌍방울 레이더스 배터리 코치를 맡아 이후 한국 야구 대표 포수로 성장하는 박경완(현 LG 트윈스 코치)을 지도하는 등 후진 양성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KIA 타이거즈, KT 위즈 사령탑도 맡았다. 2009시즌 KIA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끌며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첫 번째 야구인으로 남기도 했다.조범현 전 감독의 리더십을 압축하는 용어가 ‘데이터 야구’다. 선수 시절 포수로서 얻은 지식과 지혜, 직관과 인내가 융합한 덕분이었다. 그에게 포수를 물었다. 데이터와 순발력이 만드는 공 배합 선수 시절을 돌아본 조범현 전 감독은 “나는 기록을 유독 많이 연구하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 졸업 뒤 바로 프로 무대에 입문, 선배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메이저리그(MLB)는 투수, 일본 야구는 포수가 공 배합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 시절 한국 야구는 대체로 연차(선·후배 관계)나 경험으로 그 양상이 갈렸다.투수보다 어린 조범현 전 감독이 자신이 생각하는 공 배합을 실현하려면, 선배 투수들에게 신뢰를 줘야 했다. 그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선수들에겐 기록지 한 장 달랑 넘어오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항목을 짜서 매일 체크해서 나만의 데이터를 만들었다. 그걸 선배에게 보여주고 얘기를 나눴다. ‘쟤는 공부를 많이 하는 포수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라고 돌아봤다.입장이 바뀌어도 마찬가지였다. 훗날 베테랑 포수가 된 조범현 전 감독은 공 배합을 잘 알고, 상대 타자의 성향과 데이터를 제대로 파악하는 투수의 의견을 존중해 줬다.그런 조범현 전 감독도 ‘좋은 공 배합’을 정의하지 못한다. 그는 “정답이 있다면 이미 한국 야구에서 퍼펙트게임(9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경기)이 나왔을 것”이라며 “결국 상황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게 공 배합의 핵심이다. 포수는 스코어와 주자 유무·볼카운트 심지어 바람이 부는 방향까지 모두 염두에 두고 손가락을 펴야(사인을 내야) 한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조범현 전 감독이 유독 강조하는 부분은 ‘타자 중심’ 배합이다. 데이터를 토대로 사전에 필요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실제타자와 싸울 때의 반응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급적 (투수에게) 초구는 몸쪽으로 붙이는 직구 또는 바깥쪽 변화구를 주문한다. 타자의 반응을 보고 그의 노림수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배트를 쥔) 팔이 열리는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여기에 파울 타구 방향과 속도에 따라 스윙 타이밍 또는 타격 컨디션을 가늠하기도 한다. 우타자 기준으로 3루 선상으로 향하면 타이밍이 빠르다고 볼 수 있다. 파울이 백네트로 향하면 타이밍이 맞아 들어가고 있으니, 다른 로케이션이나 구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좋은 공 배합을 정의할 수 없지만, 기본 틀에서 벗어나는 사인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조범현 전 감독은 “박빙 상황에서 이승엽(현 두산 감독)이나 이대호(은퇴)에게 정면 승부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이 도루할 가능성은 낮으니, 볼넷을 내주는 걸 염두에 두고 공 배합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1사 주자 3루 상황이라면 어떤가. 외야 플라이로도 1점을 내줄 수 있다. 삼진이나 땅볼 유도가 최선이다. 이 경우 투수가 높은 공을 던져, 내야 뜬공이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도, 나는 포수에게 ‘외야 뜬공이 될 수 있었으니 그 선택은 위험했다’라고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려로 쌓는 투수와의 신뢰 모든 변수를 고려해 공 배합을 이끌어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많다. 때로는 투수가 원하는 대로 사인을 냈다가 안타나 홈런을 맞기도 한다. 감독·코치에게 야단을 맞는 건 대체로 포수다.조범현 감독도 ‘동네북’ 신세를 겪었다. 투수와의 신뢰가 흔들리는 결과가 많아지면 크게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도자가 된 뒤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나눌 수 있도록 내부 방침을 세웠다.조범현 전 감독은 “컨트롤 미스(투수 책임)와 공 배합 미스(포수 책임)를 명확히 나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구에 스윙 타이밍이 늦는데 변화구 사인을 냈다가 (안타·홈런을) 맞으면 그건 공 배합 실수다. 반대 투구(포수가 요구한 코스의 반대로 던지는 공)가 되면 그건 투수 문제”라고 설명하며 “투수는 안 좋은 결과를 더 의식할 수밖에 없다. ‘포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 더 안 좋다. ‘내 미스’라고 인정할 수 있도록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해놓는 게 바람직했다”라고 전했다. 물론 잘잘못을 따지려는 게 아니다. 문제를 명확히 파악하고, 서로 배려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두는 게 핵심이다. 야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대화만큼 효과적인 소통법이 없다는 걸 조범현 전 감독도 잘 알고 있었다. 때로는 이를 위해 투수가 포수에게 ‘마음의 부채’를 갖도록 유도했다. 조 전 감독은 “투수의 미스가 명확한 상황에서도, 포수 박경완을 일부러 질책할 때가 있었다. 그걸 보고 미안한 마음이 생긴 투수가 나중에 (박경완에게) 밥을 사면서 더 대화를 나누더라. 선수 시절 포수였기 때문에 이런 심리 상태를 잘 안다. 이런 개입이 도움이 될 때도 있었다”라며 웃었다. 조범현 전 감독은 "포수는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했다. 배터리 사이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쪽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포수가 투수를 아우르는 경우가 더 많다. 조 전 감독은 “투수들의 개성을 두루 헤아리며 마인드 컨트롤을 도와주는 것도 포수의 몫”이라며 “포용력도 포수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라고 했다. 자신이 선수 생활 아쉬웠던 점, 좋은 포수로 성장한 후배들을 보며 정립한 생각이다. 조범현 전 감독은 프로를 꿈꾸는 후배 포수들을 향해 “여러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보니 아구장 밖에서 다른 분야 사람을 만날 때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중간에서 난처할 때가 많다 보니 인내심도 생긴다. 돌아보면 그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범현 전 감독이 웅변한 포수론은, 곱씹을수록 인생의 지혜 같았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일간스포츠가 8회에 걸쳐 '포수의 신(信)'을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대표 포수들이 투수와의 배터리 호흡을 통해 새긴 자신만의 '리드의 정석'을 소개합니다. 정답이 없는 공 배합, 누구도 답을 주지 않는 투수와의 관계에 대해 얘기합니다. 포수가 전하는 '인문학'을 소개합니다. 2023.07.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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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을 웃게한 2년 차 윤동희 '나도 있소'

롯데 자이언츠 2년 차 외야수 윤동희(20)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도 환한 웃음을 안겼다. 롯데는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7-5로 이겼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윤동희였다. 6번타자·중견수로 나선 윤동희는 2-3으로 뒤진 3회 말 1사 1, 2루에서 한화 선발 투수 문동주로부터 3점 홈런을 뽑았다. 무사 1, 2루에서 고승민의 안타 때 2루 주자 잭 렉스가 홈에서 아웃되며 차갑게 식은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린 것이다. 윤동희는 2회 1-1로 맞선 2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나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5회에도 안타를 치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마침 이날 사직구장에는 신동빈 회장이 방문해 관전했다. 지난해 10월 초 이대호의 은퇴식 이후 248일 만에 사직구장을 다시 찾았다. '기세 도시락' 300개를 들고 온 신 회장은 7-5로 승리하자 이날 시구자로 나선 박형준 부산시장과 환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경기 종료 후엔 선수단을 만나 격려했다. 신동빈 회장이 기분 좋게 사직구장을 떠날 수 있었던 건 2년 차 윤동희의 한방 덕분이다. 윤동희는 지난해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지난해 1군 무대에서 13타수 2안타에 그쳤고,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176로 부진한 탓에 4월 말 뒤늦게 1군에 등록됐다.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윤동희는 지난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이대호(당시 19세 9개월 26일)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연소 4번 타자(19세 8개월 22일)로 선발 출장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윤동희는 전날(9일)까지 장타율이 0.326에 그쳤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좋고 강한 타구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 최연소 4번 타자로 출장한 이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린 윤동희는 다음날에도 마찬가지로 4번타자로 나서 3-3 동점이던 연장 10회 초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될 뻔했지만, 팀이 4-6 끝내기 패배를 당해 아쉬움 속에 짐을 쌌다. 윤동희는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통해 스타성을 과시했다. 10일 삼성전부터 13일 한화전까지 3경기에서 올린 타점만 7개. 또한 최근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즌 타율은 0.307. 유격수 출신인 윤동희는 롯데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해 안정적인 수비력도 선보인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윤동희는 9회 말 2사 만루 동점 상황에서 '내게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유형"이라며 칭찬했다. 윤동희는 "신동빈 회장님이 제공해 주신 도시락이 좋았다. 자주 오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3.06.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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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이대호와 이대은, 그리고 김성근의 '최강야구'

“응. 지금 훈련 끝났어요.”“어때? 그 선수 좋아졌지?”“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어.”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최강 몬스터즈를 이끄는 김성근 감독이 요즘 자주 하는 말이다. 낯설면서도 낯익다. 예능 출연자의 코멘트로는 별스럽지만, 그가 수십 년 반복한 것이기에 그리 이상하지도 않다.저런 말은 김성근 감독이 LG 트윈스(2001~2002) SK 와이번스(2007~2011) 한화 이글스(2015~2017) 지휘봉을 잡았을 때 자주 들었다. 일본 롯데 마린스 코치일 때,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사령탑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취재한 시절은 아니지만 1980~90년대에도 그랬다고 한다. 고교팀과 실업팀 시절까지 올라가면 김성근 감독은 반세기 동안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최강야구’에서도 여전하다. 은퇴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예능인데도 다큐처럼, 전쟁처럼 하고 있다. ‘최강야구’가 실전성을 강조한 프로라고 해도 그는 진짜 프로팀을 이끄는 것처럼 승부에 몰두한다. 훈련 프로그램을 짜고, 성과를 체크한다. 최적의 전략과 조합을 찾는다. 어떤 선수가 자발적으로 훈련했다는 말에 흐뭇하게 웃는다.이 과정에서 예상 밖의 일도 일어나기도 한다. 김성근 감독은 훈련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를 첫 경기(KT 위즈 2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KBO리그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과감하게 빼면서까지 리더의 지향점을 구성원들에게 똑똑히 전했다. 이대호는 “대타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겠다”고 하더니 지난 8일 방송된 경기(휘문고)에서 4번 타자로 나섰다.김성근 감독은 지독하게 이기고 싶어 한다. 그것도 자신의 방식을 고집한다. 예능이 재미있으면 됐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목표 승률 이하로 떨어지면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는 장치가 있긴 하지만, 그는 연출 의도보다 더 절박하게 고민하고, 싸우고 있다. “돈 받으면 (은퇴 선수라도) 프로다”, “팀 구성원과 그들의 가족까지 수백 명의 생계가 달린 일”이라며 미간에 힘을 준다.‘최강야구’가 화제를 모으는 건 은퇴 선수들이 보여주는 열정 덕분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관찰 예능의 성격을 띠며 승부의 이면을 잘 묘사한다. 여기에 독한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더해지면서 극적인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모든 시선이 부드러운 건 아니다. 은퇴했다고 해도 최고 레벨에 있던 선수들이 프로 2군이나 고교팀을 상대하는 건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로 보는 사람도 있다. 프로에서 더 많은 돈을 받고도 슬렁슬렁 뛰었던 선수들이 예능에서 이를 앙다물고 뛴다며 탐탁지 않게 보는 이도 있다.논란이 있어도 많은 이들은 ‘최강야구’를 본다. 그 이유는 진짜 야구 중계가 담지 못하는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중계에서 볼 수 없는 연출적인 요소가 이 프로그램에 있다. 게다가 김성근 감독이 증폭하는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잘 묘사돼 있다.지난 3월 한국 야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단순히 일격을 당한 게 아니었다. 2013, 2017년 WBC와 2020 도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참패의 연장이었다. 한국 야구가 경쟁력을 잃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일부 선수의 몸값은 치솟지만,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팀플레이는 퇴보했다. 이를 바꿀 리더십은 등장하지 않았다. 여러 감독의 색깔과 구단의 운영 방식은 대동소이했다.최근 KBO리그에는 보신주의와 몰개성이 만연해 있다. 야구가 큰 인기를 누리는 건 변함없지만, 팬들에게는 어떤 결핍이 있었다. 그러다 김성근 감독에게 다시 눈길이 가는 것이다.6년 전 김성근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내려놓을 때 그의 지도자 인생은 끝난 줄 알았다. 승리지상주의와 권위적 모습, 혹사 논란으로 상징되는 그의 리더십이 한계에 부딪힌 거로 보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그를 코치로 영입했다. 팔순 나이에는 ‘최강야구’를 이끌고 있다.지난 8일 방송에서 이대은(전 KT)은 변화구 3개로 삼진을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속 145㎞의 패스트볼을 예리하게 꽂기도 했다. “이대은은 155㎞를 던질 수 있다”는 김성근 감독의 허풍 같았던 말이 절반쯤은 실현됐다.김성근 감독은 개인의 단련과 조직의 단결을 프로야구가 아닌 새 플랫폼에서 웅변하고 있다. 새로운 발명이 아니다. 낡은 것으로 여겨졌던 가치의 발견이다. 남들이 유행을 좇을 때 그는 50년째 자신의 자리에서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돌고 도는 세상은 김성근을 또 찾는다. 2023년에도 그의 야구를 기대하는 이들이 또 생겼다. 고집스런 리더가 가진 특권이다.스포츠1팀장 2023.05.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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